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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담패설에 대해 음담패설에 대해 음담패설을 하지 않은 지 너무도 오래되었다. 섹스에 대한 얘기가 더 이상 야한 얘기가 아니게 된 지금은 아마 음담패설이라는 것 자체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유희에 대한 염원을 담아 음담패설의 정의와 기능과 문맥을 탐구해 보기로 한다. 음담패설[淫談悖說]은 '음탕하고 덕의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이야기'를 뜻한단다. 요컨대 그것은, 상상 속 어떤 청자가 그것이 '덕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할 법한 이야기여야 하며, 음담패설의 즐거움 중 상당한 부분이 그 도덕적 금기성에서 우러나온다. 그 이야기는 또한 음탕해야 한다. 즉, 화자와 청자의 생각에 모두 음란하고 방탕한 이야기 -- 일종의 일탈의 의미마저도 담겼다고 볼 수 있는 -- 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다만 저 정의에는 한 가지 문.. 더보기
삶과 삶의 조우 삶과 삶의 조우 절필도 금주도 가족여행 덕에 실패다. 블랙러시안을 만들어 마시려다가 깔루아 값을 보고 포기한다. 보드카에 진저에일을 섞어 들이킨다. 물에 물을 섞은 듯 싱겁다. C에 대한 동생의 첫인상은, 그러니까 --"와, 난 나보다 머리 큰 사람 처음 보는 것 같아."하 참 나. -- 먹을 것 천지인 퀸시 마켓까지 구경을 가서도 네 식구들은 끝끝내 시장 맞은편의, 네 생각으로는 턱없이 비싼 (김치볶음밥에 17달러라!) 한식당으로 향했다. 통역과 주문을 위해 벽 쪽 대신 홀과 가까운 구석에 앉아 너는 웨이트리스에게 주문을 넣었다. 김치볶음밥 세 개, 돌솥비빔밥 하나. 싫다는 너의 만류에도 네 접시에 어머니는 비빔밥을 다섯 숟가락이나 덜어 준다. 밥을 젓가락으로 입 안에 깨작깨작 밀어넣으니 익숙한, 고소.. 더보기
배설을 너무 오래 지연하였기 때문에 배설하고자 한다. 그때 우리가 꾼 꿈은 무엇의 꿈이었을까? 꿈이란 어떤 식으로 정의할 수 있는 세계란 말인가. 꿈이란 형식만 정해져 있고, 내용은 변화무쌍하다. 순간적으로 고정해서 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어떠어떠한 꿈을 가졌다고 말할 때 그것은 꿈의 사진을 찍은 것과 같다. 실제 꿈이 가지고 있는 내용은 그 순간에 변화하고 있다. 배설을 통해 우리는 일단 쓰고자 했다.지면이 필요했다는 말이다. 개인 블로그여서는 안 되는 거였나. 그나마 쓸만한 티스토리 블로그는 연결성이 낮은 까닭에 개인 블로그로는 고독했을 것이다. 대화가 안 되면 대화의 시도라도 되어야 하는데 개인 블로그는 독백이고 잘해야 방백이다. 익명의 독자도 좋지만,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글을 읽어준다는 것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