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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애를 해본다면 금연애를 해본다면 슈퍼볼 중계를 아메리칸 뽀-이 일곱 명과 함께 보았다. 다가오는 발표 때문인지 C는 다소 압력을 받고 있는 눈치다. 토요일 밤 그 압력을 온몸으로 다 받아낸 너는 화장을 지울 기운도 없어 C의 겨드랑이에 머리를 묻고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느릿느릿 둘 다 눈을 떴을 때는 -- "Morning, handsome." "Morning." "What time is it?" "Eleven." "What?!" "Yeah, I thought it'd be, like, nine." "How'd this happen?" -- 해가 이미 중천이다. 피로 때문인지 전날 먹은 짠 음식 때문인지 눈꺼풀이 잔뜩 부어 있는데, 쌍꺼풀이라는 개념조차 잘 모르는 C는 아마 -- "너 오늘따라 되게 예쁜데 왠지는 모르겠.. 더보기
잡글 -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시도 1. 신, 혹은 자연. 하나의 실체를 허용하는 스피노자의 주장은 내게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직 단 하나만이 있고, 우리 모두 그 안에 있다. 만물은 곧 신이며, 단 하나의 실체다. 존재에 피곤함을 느껴왔던 내겐 정말로 반가웠던 주장이었다.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나 피곤한 일이다. 그리고 그건 너무나도 무겁다. 그러나 이러한 피곤은 생각해보면, 결국 비-존재가 있기에 성립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나의 존재는 끝난다. 점점 이 존재는 끝을 향해가고,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마치 마모되는 톱니바퀴처럼, 그렇기에 나의 수레바퀴도 점점 굴러가고, 천천히 굴러가며, 언젠가 멈출 예정이기에 나에게 한 없이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단 하나의 실체, 단 하나의 존재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외엔 아무.. 더보기
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를해야한다 (Feat. Privilege of Being, by Robert Hass) 0. - 언니는 평생 인터넷 없이 사는 거랑 평생 연애 안 하는 것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뭘 택할 거야. - 연애 안 하면 나 죽어. 난 죽을 때까지 연애를 할 거야. 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연애를해야한다. 연애는 나의 형이상학. 필멸의 시간 속에서 불멸의 환상은 가히 꿀맛이다. 사실 오비드의 은 필멸과 불멸 사이의 음담패설이다. 죽지도 늙지도 않기에 하루 종일 섹스를 하거나 질투를 하거나 섹스와 질투의 후환을 열심히 처리하는 -- 열심히 똥을 치우는 -- 신들과, 인간처럼 자신의 필멸성[mortality]에 항시 자각하고 있지 않기에 신들과 진배없이 욕망을 채우며 살아가는, 필멸자이지만 불멸의 싸이키[psyche]를 지닌 축생들에 대한 지극히 인간적인 판타지. 냐하항. 1. - 우리 엄마가 너 맘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