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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배설>/에이넉스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에 관한 짧은 리뷰.

[네버다이 버터플라이] + 약간의 스포일러




8.5/10

0. 관객과의 대화! 처음으로 해보는 거였는데 신선했습니다. 관객들이 배우들과 감독에게 물어보는건 예상했는데, 반대로 관객들에게 물어보는 시간도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신선했어요. 그리고 영화에 나왔던 배우들이 실제로 보니깐 개잘생긴걸 보고 깜놀. 영화에서 그렇게 찌질하게 나오던 사람들이... 


1. 유쾌한 하이틴 판타지 성장드라마입니다. 지배적인 인상은 '청량감'이었습니다. 저는 청량감도 해방감의 한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답답한 모든 것들에서부터 벗어난 그 감정이죠. 전교적인 찐따 빵셔틀 '하늘'이가 '명호'를 만나면서 느끼게 된 청량감이 관객들에게 탄산음료를 뿌려대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몰입감도 아주 뛰어나고요. 다른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2. 앞서 '판타지'라고 말씀드렸는데, 왜냐면 여기서 '하늘'이가 겪게 되는 일들은 거의 망상에 가까운 일들이거든요. 찐따가 짱을 만나서 구원받는다는 이야기나, 찐따한테 지나가던 모델이 키스를 한다거나. 어찌되었든 영화는 그 망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 까에 대해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3. 정말 마음에 들었던 요소는, 다른 영화들에서는 잘 그려내지 못하는 10대들의 복잡성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관객과에 대화에서도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교수님으로 보이시는 한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전교 1등이면서 불량청소년들이랑 같이 다니고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는 캐릭터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하지만 그런 것들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거든요. 아직 20대인 감독과 배우가 만드는 10대의 이야기이기에 더 잘 묘사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4. 드래곤볼에도 나왔던 얘기지만, 사람은 '지켜야 할 것'이 있으면 강해지게 됩니다. 쉬는시간마다 쳐맞던 하늘이가 다른 학교 짱한테 가서 당당하게 개길수 있게끔 성장하게 된 것 역시 그 '지켜야 할 것'이겠지요.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은, 그리고 그것이 파괴되었을 때의 절망감과 무력감을 경험해본 사람은, 다시는 그것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어서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성장'이죠. 그러나 성장은 단발성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민식이에게 한번 개겨봤던 하늘이는 치우에게 쳐맞을 각오를 하고서도 명호를 구하러 가게 됩니다. 물론 결국엔 둘이 사이좋게 쳐맞고 진흙탕에서 뒹굴게 되지만요. 


5. 저는 이 영화가 상당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10점 만점에 8.5점 정도는 줄수 있을 정도의(저는 관상에 6.4점을 줬습니다. 관상이 대종상을 받은건 아직까지도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러나 결국엔 배급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우분들과 얘기를 나눠봤더니, 상영관이 22개 관도 안된다고 하시더군요.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배우분들하고는 '앞으로 안타깝지 않도록 해야죠' 라는 얘기를 나누긴 했지만... 과연 어떻게 하면 안타깝지 않게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간 결론은, 안식상한 영화를 원하시는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화.




원래 페북에만 올리곤 했었는데, 그랬다가는 나중에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여기에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