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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배설>/에이넉스

#2.5 1시 55분 - 내일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결국, 그를 불러냈다. 약속 시간은 2시. 그는 약속 장소에 10분정도 일찍 도착하곤 했다. 그는 지금쯤 까페에 들어가 있겠지. 그리고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직감이 여자에게만 있진 않다고 말하던 그였으니. 그리고 마지막 수를 세고 있겠지. 공격이든 방어든. '무슨 일로 불렀어?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천연덕스럽게 나를 맞이할 것이다. 그것도 의도적이고 작위적인 천연덕스러움으로. 혹은 오늘 점심은 뭘 먹었는지, 옷은 어떻고 머리는 어떻고 하면서 안부를 먼저 물어올 것이다. 시작은 미소, 그리고 반 톤 정도 높은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그 순간에 그는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낚아채갈 것이다. 나는 이제 그걸 뚫어야 하겠지. .. 더보기
#2. 이별에 대처하는 E-sens의 자세 Jhaloff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최악의, 악랄한, 잔인한 편집장이다. 이는 내가 알고 있는 편집장이 잘롶 하나 뿐이기도 하지만, 그의 본성 자체가 새디즘적이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주제를 왜 '이별'로 정했는지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그는 런던에서조차 안암에 있는 나를 원격으로 괴롭히기로 작정한 것이 분명하다. 글로 써내려가는 나의 울부짖음을, 이태원 한복판에서 외쳤던 '아미캄 아미캄 라마 사박다니-!!'를 다시 듣고 싶어 할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이번 주제에 나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면 그것은 잘롶에게 굴복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그럴 수 없다. 나는 나의 글을 쓰고, 나의 길을 갈 것이다. 그러니 잘롶은 영국요리나 먹으면서 고통받으라. 이별에 대처하는 E-sens의 자세 이번 포스팅의 주인공은.. 더보기
#1.5. 여러분의 다음 학기 예상.mp3 늦잠은 일상에, 매일 늦게 귀가해 뭐하니 그 시간에 과제는 대충 해, 마감 일에 제출해 덜 썼네 마지막에 밥만 먹고 나면 왜 또 잠은 쏟아지는지 하는 건 제대로 없고 이 상태로 계속 돼 나 왜 이러니 (알면서 왜) 나무늘보, 굼벵이, 지렁이랑 비슷해 게으른 내 모습이 잘 되겠지 (웃기시네) 지금 당장 안 해놓으면 내일 돼서 또 이럴걸 시간이 남아서, 하기 귀찮아서 게임하게 전화 좀 받아줘 시간이 남아서, 하기 귀찮아서 야, 대신 전화 좀 [Swings] 그래 its all good 임마 이제 자해하는 것도 진짜 끝 임마 내가 배가 괜히 나왔냐? 당연 나도 이해해 과제 제출 전날 밤이지 뭐. 그 어느 시대에 사람들이 다르겠냐, 당연히 다 똑같지 지금 나도 가사 쓰다가도 들리는 속삭임 은 말이지, 잠 더 자.. 더보기
#0. 어쩐지 하는 뒤늦게 하는 자기소개 반갑다 제군들 나는 안암동에 거주하는 에이넉스라고 한다. 현재 hiphopwiththink.tistory.com 에서도 글을 쓰고 있다. 머릿 속에 든 것이 힙합말고는 별달리 글로 풀어낼만한 건덕지가 없는 지라 대충 음악 리뷰를 쓰려고 한다. 어쩌면 이 블로그에서 유일하게/가장 '대중적인' 소재를 다루게 될 지도 모른다. 힙합이 그나마 대중적인 소재로 취급받는 이 공간이 나는 어딘가 두려워진다. 더보기
#1. 잉여인간 둘 잉여인간 둘 앞으로 한국에서 뭐가 유행할 지 모르겠다면 일본의 10년 전을 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지금 유행하는 게 10년 뒤에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얘기다. 뭐 구체적으로 딱 '10년'은 아닐지언정, 일본에 유행하는 것들, 일어나는 현상들이 곧 한국에서도 보이게 될 것이란 얘기다. 처음엔 이게 무슨 지랄맞은 소리인가 하고 흘렸던 말이었는데, 이게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그럴듯한 얘기인 것 같다. 일례로, 나는 일본의 어떤 아이돌 그룹은 멤버가 '졸업'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거 참 괴이쩍다는 생각만 했었다. 그땐 한국에서도 걸그룹이 대세가 되고, 졸업 시스템을 가진 아이돌이 우리나라에도 생길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또는 한창 스폰지가 대세이던 때, 일본에는 혼자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