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의 연애 이야기/비가 그치듯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 #1 인생 보르시[борщ]

#1 인생 보르시 [борщ]


Displaying IMG_7912.JPG


0.

르시[borscht, borshch, борщ]라는 이름의 어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1.

영어에서 그대로 음역을 하다 보니 우리말이나 일어 문학에서는 '보르시치'라고 적는 경우도 있다. 너는 그 이름을 <아디안텀 블루>라는 일본 소설에서 처음 접한다. 섹스는 곧 죄이자 타락이자, 영혼의 사랑에서 벗어나는 불륜이라는 열다섯 살 너의 속단을 부수어 준 것이 그 다소 허섭스레기같은 책인데, 아무튼 그 소설에서 시한부 -- 당연히 암 환자인 -- 여주인공 요코는 남프랑스의 니스까지 남자친구 류지와 여행을 떠난다. 갖은 치료로 이미 식욕이 없어진 요코가 니스까지 가서 꼭 먹고 싶다고 하는 것은 러시아 양배추 수프인 '보르시치.' 러시아인 택시 운전사의 도움을 받아 류지는 보르시치를 끓여 낸다.

니스에서 류지와 요코는 또한 샤갈 -- 러시아 출신의, 추방당하다시피 고국을 떠나온, 몽환적인 스타일로 유명한 유대인 화가 -- 의 그림을 본다. 줄거리의 유치함을 이리저리 억누르고 분석을 제시해 본다면 아마도 보르시에 대한 시한부 주인공 요코의 욕구는 어떤 선험적 고향에 대한 갈망이었을 수도 있다. 요코는 물웅덩이에 비친 그림자 사진을 찍는 작가이기도 했다. 너는 그러한 맥락으로 보르시를 끓이며 나보코프의 거울 고향들을 떠올리고, 타르코프스키의 <거울>과 <노스탤기아>와 <솔라리스>를 생각한다.

사랑하는 당신.

힘들어질 때면 우리가 니스에서 보낸 그 시간들을 떠올려보곤 해요.

거대한 물웅덩이 같던 그 바다. 샤갈의 그림들. 버섯펜션과 미셸, 프레드릭. 토플리스 차림의 여인들과 수프 드 푸아송. 보르시치. 당신의 머리카락을 스쳐가던 그 바람을.

나는 니스에서의 시간들은 한 순간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실상 저 '수프 드 푸아송'도 러시아의 민물생선 수프인 '우하'였다고 의심하는 것은 너뿐일지도 모른다.


2.

그러나 대체로, '보르시'라는 명칭은 하귀드[hogweed] 식물의 슬라브어 명칭인 보르셰빅[borschevik] -- 볼셰빅과는 다르다! -- 에서 유리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크라이나 등에 아직도 자생하는 하귀드의 어린 순과 뿌리 등을 설탕 대용으로 사용하곤 했으며, 아마 그 하귀드를 사용해서 끓인 수프를 보르시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 이후 하귀드의 대체재로 비트의 뿌리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이미 굳어져 버린 보르시라는 이름에는 변천이 없었다고 한다.

보르시는 동유럽의 식탁에 보편적으로 오르는 가정적인 수프다. 된장찌개에 정석의 레시피가 없듯 보르시에도 정석의 레시피가 없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는 물론 아슈케나지 유대 문화에서도 보르시를 즐겨 먹는다. 보르시를 아는 사람이라면 붉은 빛 수프에, 큰 수프용 스푼으로 넉넉히 퍼 올린 사워크림 -- 스메타나라고 하는 슬라브식 사워크림은 잘 퍼지지 않아 수프에 넣어 먹기에 적당하다 -- 에 딜 허브와 싱싱한 토마토를 잘게 썰어 넣은 향기로운 요리를 떠올린다. (다만 붉은 보르시만가 유일한 보르시는 아니다. 소렐[sorrel]이라고 하는 채소를 넣은, 녹색의 수프도 보르시라고 한다. 달고 신 맛이 나는 슬라브계의 수프는 대개 그 조상이 하귀드 식물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러시아 문학 -- K는 우크라이나 문학에는 조예가 없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 에는 보르시가 참 많이도 등장한다. 일랴 일프와 예브게니 피트로프가 공저한 풍자소설 <황금 송아지 [Золотой Теленок]>(1931)에는, 자신을 떠나려는 아내를 붙들어 두기 위해 단식 투쟁을 벌이는 남편 이야기가 등장한다.


주위를 둘러보던 바바라는 곧 바시살리를 찾아냈다. 그는 침대를 등지고, 열린 찬장을 마주한 채로 서서, 무언가를 큰 소리로 쩝쩝거리며 먹고 있었다. 다급함과 욕심으로 어깨를 잔뜩 굽히고 녹색 양말을 신은 발을 탕탕 구르고 서 있는 그의 콧구멍으로는 휘파람 소리, 또는 냄새를 맡는 개가 내는 소리와도 같은 소음이 새어나왔다. 과일 절임 한 통을 다 비워 낸 그는 조심스레 냄비 뚜껑을 열고는, 고기 한 조각을 수프에서 맨 손가락으로 건져 냈다. 그들의 결혼생활이 한참 행복했던 시절에 바바라가 이 꼴을 보았다 해도 그는 아마 크게 혼이 났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그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로한킨!" 그녀는 날카롭게 소리쳤다.

단식투쟁자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고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고기는 냄비 안으로 다시 곤두박질쳐, 양배추와 별 모양으로 자른 당근이 작은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바시살리는 애처롭게 울먹이며 소파에 주저앉고 말았다. 바바라는 조용히 잠옷을 벗고 옷을 챙겨 입었다.


마야코프스키의 시는 또 어떤가.

오만으로 우리는 다시 한 번
도시의 바벨탑을 지어 올렸으나
신은
단칼에
우리의 구음을 뒤섞어
그 도시들을 원시의 초원과도 같은 모습으로 부수어 버렸다

[...]

거리는 풀썩 주저앉아 소리쳤다,
먹을 것, 먹을 것을 찾자고!

크룹과 크룹킨의 무리들은
찡그린 미간으로
도시의 얼굴을 망가뜨려 놓았다
그들의 입 속에서는
죽어 나간 낱말들의 시체가 부패한다
살아 있는 단 두 개의 낱말 --
"찌꺼기"
그리고 "보르시" --
만이 나날이 비대해져 간다

시인들은
울먹이는 얼굴로
더벅머리를 흐트러뜨린 채 거리로부터 도망한다
"무슨 수로, 그 두 단어만으로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과
이슬에 젖은 꽃잎을 노래하란 말인가?"

요컨대, '보르시'는 '먹을 것'과 동의어라고 보아도 좋다.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도, 니카노르 이바노비치는 "팔팔 끓는 뜨거운 보르시"에서 뼈를 건지려는 찰나 자택에서 체포당한다. 나보코프의 단편선에서도 보르시를 숱하게 만나볼 수 있다.

어찌 보면 한국 문학의 김치만큼이나 당연한 모티프[trope]이겠지만, 그래서 더욱 너는 보르시와 보르시가 지니는 모든 상징성을 사랑한다.


3.


Borsch-tube.jpg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페이스트형 보르시.


4.

베지테리언 보르시

채식주의자 한 명과 외국인 한 명이 사흘, 또는 나흘 동안 저녁식사에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양.


수프 조리 시 필요한 재료

  • 야채 (채소!) 스톡 네 컵: 마트에서 구입한 스톡이 충분히 제 구실을 할 것이다. 그러나 K는 비트를 깨끗이 씻어서 나온 비트 청과 껍질을 활용해, 일주일 동안 모은 채소 자투리와 함께 스톡을 직접 끓이는 편이다. 수프와 요리에 맞게 재료를 조절할 수 있고, 거의 상해 가는 채소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기에, 스톡을 직접 만드는 것도 염분 섭취를 줄이고 자기가 먹는 음식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 비트 한 개: 중간 크기의 비트 하나면 예쁜 갓김치 색깔을 내기에 충분하다. 깍둑썰기를 해 준다. 비트를 여러 개 샀을 경우, 뿌리로부터 자라는 '청'은 바싹 잘라 냉장고에 보관한다. 비트 청은 기름에 살짝 볶아 시금치나물처럼 나물 반찬을 해 먹으면 좋다.

  • 감자 한 개: 역시 중간 크기의 감자 하나. 씻으면 노란 껍질이 왁스처럼 맨들맨들해지는 종류가 좋다. 역시 깍둑썰기로 썰어 준다.

  • 양파 한 개: 슥슥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다. 카레에 들어가는 양파 조각 크기를 생각하고 썰어 주면 된다.

  • 당근 한 개: 큰 당근이 필요하다. 작은 당근이라면 2개. 껍질을 벗겨 잘게 썰어 준다.

  • 샐러리 한 줄기: 역시 찹찹 잘게 썰어 준다. 샐러리를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잘게 썰어야 한다.

  • 적양배추 한 통: 중간 크기의 적양배추 한 덩어리면 적당하다. 너무 커다란 양배추는 잎이 질겨진 상태라 푹 끓이기가 어려우므로 작은 크기의 양배추를 고른다. 스톡에 다소 버겁게 잠길 정도라고 생각될 부피까지, 적장의 머리를 자르는 유디트를 생각하며 썰어 준다.

  • 잘게 썬 딜 허브 한 꼬집: "서빙 시 필요한 재료"에도 기술하겠지만, 딜 허브는 보르시에 필수 재료다. 냉장고에 보르시를 항시 넣어 두는 사람이라면 늘 딜 허브도 한 묶음쯤 준비해 두어야 한다.
  • 토마토 퓨레 한 컵, 또는 토마토 페이스트 2큰술

  • 사과식초 한 큰술

  • 꿀 한 큰술: 러시아 꿀이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이 좋다. 다만 K도 러시아 꿀을 구하지 못해 시판의 클로버 벌꿀을 사용했다.

  • 버터 두 큰술: 가능하다면 무염 버터를! 가염 버터는 따뜻한 빵조각에 발라 먹는 용도로만 사용하자.

  • 캐러웨이 열매 한 작은술:  보통 캐러웨이 씨앗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조미료로 쓰이는 캐러웨이는 미나리과 식물의 열매다.


그릇에 담아 낼 때에 필요한 재료

  • 사워크림, 또는 스메타나: 위에서도 설명했듯 스메타나는 동유럽 권의 사워크림으로, 잘 풀어지지 않아 요리 재료로 적합하다.

  • 육방형으로 작게 썬 신선한 토마토

  • 딜 허브 두어 줄기


1. 육방형으로 작게 썬 감자와 비트를 채소 스톡과 함께 큰 냄비에 넣고, 한 차례 내용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감자와 비트가 푹 익도록 끓여 준다.

2. 스톡을 따라내어 보관한다 (조금 있다가 사용할 것이므로 절대 버리면 안 된다!). 감자와 비트를 냄비 한켠으로 치우고, 같은 냄비에 버터를 녹여 준다.

3. 버터가 녹으면 양파와 캐러웨이 열매를 넣고 볶아 준다. 양파가 반쯤 익으면 감자와 비트를 한데 섞는다. 양파가 투명해져 부엌 가득 좋은 냄새가 날 때까지 볶는다.

4. 아까 따로 따라내 둔 채소 스톡을 양파, 감자, 비트가 든 냄비에 도로 부어 넣고, 남은 채소 -- 적양배추, 당근, 샐러리 -- 를 털어 넣는다. 채소가 모두 익을 때까지 중약불에 끓여 준다.

5. 남은 재료 -- 꿀, 식초, 딜 허브 한 꼬집, 토마토 페이스트 -- 를 모두 냄비에 넣고 적당한 식감이 될 때까지 간을 보아 가며 끓인다. 중간중간 맛을 보아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6. 수프가 끓는 동안 토마토 반 개를 잘게 썰어 준다.

7. 수프가 다 끓으면 그릇에 1인분씩 옮겨 닮고, 6의 토마토를 스메타나, 딜 허브와 함께 수프에 올려, 아직 뜨거울 때에 식탁에 낸다.

8. 와인과 함께 내는 경우 캘리포니아 산 소비뇽 블랑이 좋다.



5.

냄비에 남은 보르시는 냉장 보관을 해도 좋고, 하루쯤 그냥 냄비에 두었다가 다음날 다시 데워 먹어도 좋다. 냉장하는 경우 열흘까지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 (물론 스메타나는 따로 두었다가 그때그때 서빙할 때 올려야 한다.)


6.

사실 너와 보르시 사이에 어떤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연을 굳이 찾으려면 없다는 것은 아니다.

C와 너의 생일날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아간 시내의 식당에서 서빙된 첫 코스가 공교롭게도 보르시였다는 것, 큰 냄비에 큼직하게 썰어 넣은 재료에 익숙한 네게는 작은 그릇에 예쁘게 담겨 나온 -- 가니쉬는 기묘하게도 와사비를 넣은 크림 소스였다 -- 그 체면 차린 수프가 굉장히 낯설어 보였다는 것.

홀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탔던 그 여름, 찾아간 식당에서마다 보르시를 주문해 먹었던 것.

뜨개질도 하고, 곧 고양이도 키우고, 보르시도 밥 먹듯 끓이니 곧 할머니[бабушка]가 되겠다고 C가 너를 종종 놀리는 것.)


다만 그 기묘한 신파조의 소설을 읽은 뒤로 -- 신파라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줄거리로 따지자면 저급한 수목드라만큼이나 진부한 그 소설을 네가 기억하는 것은 풍경과 음식,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 때문이다. -- 너는 늘, 언젠가 애인과 보르시를 만들어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 또한 '집밥'에 대한 갈망이었을지도 모른다. 애인과 보르시를 먹는 일은 아마 식탁에 둘러앉아 애호박과 두부를 듬뿍 넣은, 멸치 다시에 맛있게 끓인 된장찌개 뚝배기에 숟가락을 나란히 담그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너는 그런 된장찌개를 집에서 먹어 본 적이 없다. 그런 된장찌개가 가정집 식탁에 실제로 올라오기는 하는 걸까, 하고 자문해 본 적도 -- 아마 행복한 가정의 신기루를 파는 광고 -- 새로 짓는 아파트나, 주방 인테리어 광고 같은 -- 에만 등장하는 그런 음식이 아닐까 -- 여러 번이다.

애인과, 집밥이 아닌 집밥, 타국의 가정식이되 네게는 더 친근한 그런 음식을 먹는 것은, 코스모폴리타니즘을 낀 모종의 판타지다. 어디든, 무엇이든, 집이라는 환상, 어디서든 살림 -- 살림은 삶과 맞닿은 단어다 -- 을 도모할 수 있다는 환상.


7.

괜히 서럽고 외로운 시간들이 있다. 집에 가고 싶어도 집이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는 시간 -- 지하철에서 잠결에 러시아어를 듣고는 설핏 모스크바에 내가 돌아왔나, 하는 착각을 하기도 하는, 길을 걷다가 술에 취한 노숙자에게 삿대질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고함을 듣기도 하는, 시간들. 그런가 하면 3년 만에 지구 반대편 너의 고향 도시에 사는 변태가 뜬금없이 연락을 해 "백형"을 만난다는 이유로 묘한 메시지들을 보내 오기도 하는 시간들.

너를 둘러싼 우주 전체가 거대한 지프차이기라도 한 것처럼 위장이 뒤틀리고 삶에 멀미가 나는, 글로벌 홈리스의 시간.


8.

다만 일단 식탁에 놓인 음식을 먹는 일 -- 식사라는 그 가장 기본적인 몸짓 -- 은 환상이 아니다.

환상의 집을 짓는다면 적어도 그 기초만은 손에 잡히는 그 무언가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의 환상을 파는 그 광고들은 된장찌개를 식탁에 올린다. 백일몽의 안개를 걷어내어도 된장찌개는 된장찌개다. (성냥팔이 소녀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그렇게 터널 같은 한 주의 끝, 토요일의 저녁식사 위에 너는 집을 짓는다.

약속 시간을 30분쯤 넘겨 아홉 시 가까이 집에 도착한 C를 맞아 앞치마에 젖은 손을 비벼 닦고는 -- "얼마나 줄까?" "많이. 오늘 점심을 거의 못 먹다시피 해서. 논문 작업 중인데 지도교수 일정에 맞추느라고 종일 바빴어. 배도 좀 많이 고프네." "다행이네, 우동 삶으면서 너무 많지 않나 걱정했어." -- 보르시를 그릇에 덜어 전자레인지에 데운다. 이미 면발이 불어 버린 카레 우동 위에는 쪽파를 썰어 얹고 미리 구워 둔 아스파라거스와 부추 군만두 -- "아, 만두 네가 먹어도 되는 거야. 재료 다 살펴봤는데 고기 안 들어갔어." -- 를 올린다.

모든 것에서 김이 모락모락 오른다.

그 도시가 네 고향이 아니고, 그 음식이 네 고향 음식은 더더욱 아니라 해도, 그렇게 뜨거운 보르시를 누군가와 함께 먹는 동안만은 -- 집을 믿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남의 연애 이야기 > 비가 그치듯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ps.  (0) 2016.12.18
오픈 유어 ---  (0) 2016.12.12
우리 헤어지는 연습  (0) 2016.12.08
연애의 정서와 연애의 언어  (0) 2016.10.10
청명  (0) 201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