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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배설>/심연

ground zero

거대한 폐허


깜빡이고 있는 구멍을 바라본다

그곳말고 다 보여주던 

테레비가 침묵한 장소를

내가 바라봄을

바라본다


이런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가능해진 시대에

할 수 있는 건 죽음

혹은 만연하는 삶

부채표 까스활명수로 나를

좀 살려다오 에미야

울부짖었을 연기들 그을음들

죽음과 죽음 사이에서 번민하는

문명세계


어느새 내 가슴으로 옮겨온 구멍은

더 이상 커지지를 않고

조용히 나를 관찰한다

귀를 대보면

한숨소리

숨소리

소리


여기는 그라운드 제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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