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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배설>/에이넉스

불한당 - 불한당가 리뷰 불한당 - 불한당가 리뷰 (2013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싱글 부분 노미네이트를 축하하며) ['한국'힙합 vs 한국'힙합'] 지난 20여년간 한국힙합씬의 발전을 이끌어냈던 사조는 크게 두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한국적인 무언가를 찾아내서 힙합에 적용하자는 사조이다. 다른 하나는 힙합은 결국 힙합이고, 결국 한국힙합은 미국 본토의 힙합보다는 현재 열위에 놓인 상태이기에 최대한 발전된 형태의 '본토힙합'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조이다. 즉, 한쪽은 '한국힙합'에서 '한국'을 강조한 것이고, 다른 한쪽은 '힙합'을 강조한 셈이다. 전자의 대표주자가 '가리온'이라고 한다면, 후자의 대표주자는 현재로서는 Swings와 E-sens를 뽑을 수 있다. 이 두 사조는 지난 시간동안 서로의 지속적인 .. 더보기
첫번째 크리스마스 나의 첫번째 크리스마스(If all else fail)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내 시계바늘은 지난 십여년간을 거꾸로 돌아 이제는 모든 것이 어렴풋한 2001년에 도달하게 된다. 나에게 2001년 이전의 나에게는 실질적으로 크리스마스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건 내가 초등학교 4학년, 그 모든 것들을 차츰 알아가던 때의 이야기이다. 순진하게도, 나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산타의 존재를 믿었다. 변명을 하자면, 그 전까지는 아무도 나에게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미디어에서는 여전히 산타를 말했고, 성실하게도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언제나 트리 밑에 선물이 있었다. 그것이 내가 꼭 원하던 선물 - 포켓몬스터 피카츄버전과 그것이 돌아가는 에뮬레이터 등의 - 은 아니었을 지언정. 그러나 그때도 .. 더보기
리뷰 - 카운슬러 카운슬러 리뷰(약스포) 9.2/10 이 영화는 결코 기존의 '그냥 스릴러'가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주인공이 과연 어떻게 될까에 대한 서스펜스를 즐기는 기존의 문법을 그대로 따라가는 고분고분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감독과 각본을 고려해본다면) 주인공과 조연들은 일단 죽거나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어있다. 그것은 정해진 결말이다. 그러니깐 이건 '스릴러'보다는 '호러'에 가까운 장르이다. 이 마약 카르텔은 그 자체가 하나의 조직화된 '안톤 쉬거'(코맥 맥카시의 노인의 위한 나라는 없다에 나오는 킬러)이며, 러브크래프트적인 코스믹 호러이다. 명시적으로 우주적인 존재는 아니지만, 어두운 세계를 지배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태연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스너프 필름을 만드는 이들의 모습은 코스믹 호러가 자극.. 더보기
크로키 - 잉투기(약스포) 크로키 - 잉투기 0. 예정에 없던 영화였는데 1)개봉 전에 볼수 있다길래 2)시네마틱 토크 한다길래 압구정까지 달려가서 봄. 1. 잉투기는 잉여들의 투쟁입니다. 지금은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를 끊어버렸지만, 저 역시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 심취했던 사람으로 이 이야기가 완전히 남의 일이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사실, 극단으로 치닫는 경쟁사회와 그의 대칭점으로 생겨난 대잉여시대가 공존하는 지금이기에, 이 이야기가 온전히 남의 일일 수 있는 20대 역시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2. 주인공 태식(칡콩팥)에게는 세개의 '상'이 각각 분열되고 뒤섞이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는 각각 가상, 현상, 그리고 허상입니다. 현상의 결핍이 가상의 비대함으로 '칡콩팥'을 잠식해오게 됩니다. 그러나 이 가상세계가 현실세.. 더보기
크로키 - 블루 재스민 블루 재스민 리뷰(언제나 그러하듯 스포일러 조금 함유) '궁궐의 잔해에 초가집 세우기' 0. 세번째 보는 우디 앨런의 영화. 우디 앨런이 지금까지 찍은 영화가 너무 많고, 내가 못본게 많아서(=본게 거의 없어서) 내가 잘난척하면서 글을 쓰기가 어렵다. 누군가는 나에게 재스민이 우디 앨런적인 캐릭터라고 해주기도 했고, 또는 이 영화가 미아 패로우에 대한 뒤늦은 후회와 집착같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전자는 내가 잘 모르니깐 할말은 없고, 후자는 아마 개드립일 것이다. 1. 평하기가 어려운 영화다. 희극일수도 있고 비극일수도 있다. 꼴 좋은 이야기일수도 있고, 꼴사나운 이야기일수도 있다. 따지고보면 '아이러니'라고 하겠다. 맨 위에서 아래를 깔아보던 누군가가 맨 밑바닥으로 떨어진 뒤의 이야기니깐. 2. '과거를.. 더보기
크로키 - Gravtity(약스포) 크로키 - Gravity(약스포) 0. 포스터는 훼이크입니다. 제가 만든 것 역시 아닙니다. 1. 사실 이야기는 뻔합니다. 어렸을 때 '우주는 왜?' 같은 류의 제목을 달고 있었던 과학책들을 즐거이 본 사람들이라면 전부 예상할 수 있는 재난들입니다. 다만 그 예상할 수 있는 재난들이 순차적으로 '전부 다 ' 나온다는 점이죠. 종합재난선물세트인 셈입니다. 외계인만 빼고요. 2. 그래비티의 매력은 포괄성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래비티의 매력은 단순한 플롯을 초월한 연출에 있습니다. 3인칭과 1인칭 시점이 3D화면으로 교차됩니다. 음악 역시 이에 상당히 보탬이 됩니다. BGM은 주인공의 고조되는 긴장감을 우주공간의 먹먹함으로 단절해갑니다. 이런 시점과 분위기가 교차되는 방법을 통해서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있으.. 더보기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에 관한 짧은 리뷰. [네버다이 버터플라이] + 약간의 스포일러 8.5/100. 관객과의 대화! 처음으로 해보는 거였는데 신선했습니다. 관객들이 배우들과 감독에게 물어보는건 예상했는데, 반대로 관객들에게 물어보는 시간도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신선했어요. 그리고 영화에 나왔던 배우들이 실제로 보니깐 개잘생긴걸 보고 깜놀. 영화에서 그렇게 찌질하게 나오던 사람들이... 1. 유쾌한 하이틴 판타지 성장드라마입니다. 지배적인 인상은 '청량감'이었습니다. 저는 청량감도 해방감의 한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답답한 모든 것들에서부터 벗어난 그 감정이죠. 전교적인 찐따 빵셔틀 '하늘'이가 '명호'를 만나면서 느끼게 된 청량감이 관객들에게 탄산음료를 뿌려대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몰입감도 아주 뛰어나고요. 다른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2. 앞.. 더보기
영화 리뷰들(설국열차/더 테러 라이브, 관상, 우리 선희) 1번 2번 3번 리뷰중 하나를 다듬에서 다른 곳에다가 제출을 해야하는데... 어느쪽이 좀 더 다듬어서 낼만한지 평을 좀 부탁드려요. 2번이랑 3번은 정말 크로키처럼 순식간에 쓴 글이라 약간 허접해보일수는 있지만, 뻗어나갈 포텐셜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서 올립니다. 여간해서는 피드백이 안달리는 이 공간이지만은, 여러분들의 댓글을 부탁드림. 1. 더 테러 라이브 /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VS 설국열차 선 세줄 요약더 테러 라이브 : 아무생각 없이 하정우 얼굴만 쭉 쳐다보면 되는 영화. 하정우의 하드캐리.설국열차 : 영화를 보는 것보다, 보고 나서 노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그래서 결론 : 둘다 보세요. [본격 스포일러] 영화를 평가를 할 때 저는 보통 설정, 각본, 연출, 그리고 연기로 나눠서 생각을.. 더보기
리듬파워 - Bond Girl(Feat.Zion.T) 리뷰 Bond Girl 리뷰 저는 개인적으로 아메바컬처의 미래는 리듬파워에 있다고 믿습니다. 다이나믹 듀오가 보여주는 그 '신나는 무대'를 계승할 만한 적자는 리듬파워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리듬파워가 갈길은 아직도 한참 멉니다. 리듬파워의 '리듬파워'는 기대 이상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다음 곡이었던 '사나이'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이번 타이틀곡인 'Bond Girl'은 꼭 성공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아메바 사단의 특급 신인 Zion.T와 주가가 미친듯이 오르고 있는 Primary가 참여하기도 했고요. 난 제임스 본드, 이유는 묻지말고 안전거리를 확보 앞뒤 간격 유지하고 독자적인 행동들은 다 금지 내 속 태우지 말고 치명적인 매력, 착한 미소 뒤로.. 더보기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 퀵 리뷰 with 스포일러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 퀵 리뷰 with 스포일러 0. 영화 리뷰를 좀 쓰려면 두 번은 봐야 할 것이고, 제대로 쓰려면 세번은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번 만 봤으니, 내가 쓰는 리뷰는 이 영화에 대한 크로키 정도 되겠다. 1. 여타의 홍상수 영화가 그러하듯(솔직히 말해서 직접 보진 못하고 듣기만 했다만), 이 영화 역시 계속해서 반복된다. 대화가, 평가가, 구도가, 인물이, 행위가, 음식이(치킨이!), 그리고 술이. 술이 중요하다. 이 영화를 단순반복이 아닌 '변주'로 만들어주는 요소는 술이다. 2. 그러는 구도 가운데에서, 반복과 변주가 이어지고 꼬리를 무는 가운데에서 이야기는 계속 전개된다. 특별한 긴장감이 있는 것은 안다. 이야기에 기승전결이 있다면, 기 - 승 - 승 - 승 - 승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