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시도
1. 신, 혹은 자연. 하나의 실체를 허용하는 스피노자의 주장은 내게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직 단 하나만이 있고, 우리 모두 그 안에 있다. 만물은 곧 신이며, 단 하나의 실체다. 존재에 피곤함을 느껴왔던 내겐 정말로 반가웠던 주장이었다.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나 피곤한 일이다. 그리고 그건 너무나도 무겁다. 그러나 이러한 피곤은 생각해보면, 결국 비-존재가 있기에 성립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나의 존재는 끝난다. 점점 이 존재는 끝을 향해가고,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마치 마모되는 톱니바퀴처럼, 그렇기에 나의 수레바퀴도 점점 굴러가고, 천천히 굴러가며, 언젠가 멈출 예정이기에 나에게 한 없이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단 하나의 실체, 단 하나의 존재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외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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